2022년을 기다리던 때가 있었다.
언젠가 사주를 보러갔을 때
내 나이 31살에 분명히 잘생기고 착한 사람을 만난다고 했었기 때문.
분명히 그랬잖아요 아주머니..영등포 지하상가 아주머니.. 그랬잖아요.. 🥺
청춘.. 나현영..
2022년만을 기다리며 하루하루 버티고 버텼는데,
22년을 마주했는데 무지막지한 일만 만나고있다.
일들이 너무 무지막지해서 정작 2022년이 되고나선
영등포 사주 아주머니의 말을 잊고 살았었다.
가증스럽게도 조금의 틈이 생기니.. 또 또
한눈을 파고 만다.
작년부터 시작된 이 일은.. 점점 나에게 시련을 준다.
여기에 실연까지 더해졌으면 난 더 힘들었겠지 싶어
잘생긴 사람은 커녕.. 끝나는 시기만 기다리고 있다.
입버릇처럼 끝남과 동시에 한국 뜬다고 하는데,
현재 나에게 한국은 ‘상암동’일뿐.
상암동만 뜨면 돼.. 라고 생각하며 하루하루
삐걱대며 돌아가고있다. 삐..걱……
기름칠은 누가 해주나 ..
내가 해주지 .. 어느순간 나에게 일상은 곧 일인 것 같아 서글퍼졌다.
차로 출근하는 나는 계절의 변화를 피부로 맛보기 보다 눈으로 맛보는데.. 이것도 왜그리 슬픈지,
내가 조금만 부지런했더라면 계절냄새를 맡았을거면서 다 서글프다.
겨울엔 앙상한 나뭇가지밖이 없던 도로들이 분홍빛이더니 갑자기 초록색으로 변해있었다. 여름이 왔구나.
겨울을 마음놓고 즐기지도 못했는데 봄은 정말
스쳐지나가기만 해놓고.. 이렇게 준비도 없이 오다니..
차에 에어컨 가스 충전해야하는데.. 흠흠
나도 한강에 돗자리 펴놓고 누워있고 싶고..
꽃을 보면 설레고, 예쁜 카페.. 감성적인 곳..
계절 냄새 맡는 거 좋아하는 사람인데
삐걱거리는 노동자로만 살고 있는 것 같아
퇴근할 때 한없이 슬프고 슬퍼진다.
내일 또 내가 갈 곳은 그곳이구나 싶어서..
내일 또 내가 밥 먹을 곳은 그곳이구나 싶어서..
이런 저런 생각들과 고민을 할 틈이 없어
퇴근할 때 하다보면 집에 어찌나 일찍 도착하는지..
왜냐면 항상 차가 없을 때 퇴근하다보니
말그대로 정말 빨리 도착한다
그냥 집에 올라가서 잠을 자면 나의 하루가
이렇게 끝나버리는 것 같아 시동을 끄고,
의자를 뒤로 젖히고,
눈감고 누워서 좋아하는 노래들을 듣는다.
“진짜” 힘이 드니까.
몸만 힘들면 버틸 수 있다. 아무생각 없이
굴림만두처럼 그냥 왼쪽으로 굴리면 굴려지고, 오른쪽으로 굴리면 굴려지고.. 그렇게 만둣국에 들어가는 굴림만두 하나로 만들어져.. 하나의 역할을 하면 된다.
근데 문제는 나는 그냥 굴림만두가 아니고 생각하는
굴림만두다…
그래서 자꾸 다른 곳들도 같이 힘들다고 아우성이다.
예전엔 그냥 속에서 곪고 곪아서 무시할 수 있던 것들이 이젠 밖으로 튀어나오곤 한다.
그게 그냥 신경질과 짜증이면 덜 창피했을 까
나 현영쓰 서른한살, 갓난아기 때 이후로
역대급 많은 사람들 앞에서 눈물을 보인다..
눈물로 해결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다는 걸
수십년의 학습을 거쳐오면서 알았으면서
어쩔 수 없는 눈물쟁이가 되고만다.
내가 떠는 몇가지의 허세들이 있는데
남들 앞에서 우는 걸 안좋아한다 어쩌고 저쩌구
여러사람에게 공표하고 다니는데..
삼십대가 되면 하고싶은 말도 하고, 감정 주체도 잘 될줄 알았는데 그 허세가 무너졌다. 속에 있는 눈물 알갱이들이 한번 두번 세번.. 톡하고 터질 때마다 왜그럴까.
나 많이 힘든가 자기 연민에 빠져 또 운다..웃겨.. 웃긴다 슬퍼..
자기 연민에서 나올 때쯤 소소한 일상이 소중한 것임을 이제서야 깨닫는다. 예전엔 아무리 바빠도 잠깐의 일상이 나의 돌파구가 되어줬다고 생각한다.
힘듦이 소소하지 않으니 소소한 일상을 즐기며
소소한 행복을 찾으려고 노력해보려고 한다.
음메…🐮🐮
카테고리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