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안전거리

나토커 2022. 2. 5. 03:47

요즘들어 출퇴근할 때 차사고난 걸 많이 본다.
다들 바쁘다 바빠 현대사회에 살고있어서
안전거리를 제대로 안지켜서 그럴 것이다.
물론 나도 마친가지 입장🙄

갓길에 세워진 찌그러진 두 차, 그리고 보험차..
각자의 차를 보며 대화(언쟁)하는 두 사람.. 분명 차사고다.
지난번 퇴근길엔 차 앞이 거의 박살난 차를 봐서
무서움에 덜덜 떨며 조심히 운전하자..하며 갔었다.

운전한지 얼마 안되어 가해자도 되보고 피해자도 되본 사람으로서 차사고는 그 순간도 아찔하지만 후처리도 아찔하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안다. 특히 내 잘못이 클때는 …. 정말이지 ….

운전자 신분이 된지 1년도 안됐을 무렵이었다.
평화롭게 운전을 하고 있었고, 신호가 빨간불로 바뀌어 멈추었다.
그때 내 뒤에서 끼-익 소리가 들리고, 뒤에서 누군가 나를 턱하고 쳤다. 내 목뼈 하나가 나갔다가 들어올 정도의 충격이었을라나.
끼-익 소리에 이게 뭐지? 하는 순간 벌어진 일이었다.
흰 트럭이었고, 내 차는 마티즈로 아주 작고 소중한 존재였다… 사실 정신을 잃을 정도의 충격이 아니라서 어디선가 많이 들었기에 뒷목잡고 내려야하나? 갈등도 했지만 너무 진부한 설정같고, 멍했다.

난 피해자가 처음 되어봤고, 이런 저런 상황 판단도 잘 안되던 때였고, 아저씨는 너무 미안해하셨고, 어찌저찌.. 잘 해결이 되었다. (후유증은 진행중일수도 있고)
그 사고의 원인은 흰 트럭 아저씨한텐 너무 작고 소중한 내차가 안보였다고 한다. (그뒤로 마티즈는 내손을 떠났다. 한번 사고를 겪으니 너무 작은차는 위험하다는 것을 알았다.) 차가 안보인 것은 작고 작아서뿐만 아니고, 기사아저씨가 나와 안전거리 확보를 안해서다.

나도 이쯤이면 뒤에 붙인 초보운전 뗄 수 있겠지하며
나름 아주 내 나름대로 폭주중이다.
반성 반성 반성 중인데 머리로만 반성이고,
나는 급해서 안전거리 확보는 개뿔 열차처럼 붙어서 간다.
앞차가 갑자기 멈추거나 옆 차선에 있는 차가 갑자기 끼어들면 아뿔싸다. 차 뒷좌석에 있는 모든 것들이 와르르 차바닥에 내팽겨쳐진다. 노트북도 떨어진 적이 많아서 앞으로 안전벨트 해야할 지경.
최근엔 잘 달리던 차가 갑자기 멈추는 바람에
종이 한장 차이로 멈춰서 사고는 면했다.
모든 사고가 다 귀찮고, 안타깝고, 아찔하겠지만
제일 귀찮은 사고는
꽉 막히는 도로, 조금만 여유있고, 조금만 안전거리를 확보했음 발생하지 않았을 접촉사고라고 생각한다.

접촉사고는 여러 이유로 여러 상황에서 생긴다.
급하게 가려고 머리부터 들이밀고, 누구 한명이 자존심 부리고, 양보를 안하거나 옆 차선 차와 내 앞의 차와 안전거리 확보를 안했을 때 접촉 사고는 일어난다.

차가 빼곡해서 빨리 나아가고싶지만 앞차가 막고 있어 앞으로 못갈 때 그때 안전거리를 잘 유지해야한다.
거기서 속도를 냈다간 시간을 1분전으로 돌릴 수 있는 초능력을 갖고싶어질수도 있다.
(내가 주차하다가 다른 차 번호판을 날렸을 때
그 능력이 정말 절실했다)

사람들 사이도 그렇겠지.
관계가 가까울수록 안전거리를 잘 확보해야한다.
사고가 발생할 수 있으니 …

사실 나에게도 사고가 날 뻔한 순간들이 많긴했다.
조금 친해졌다 싶으면 장난을 너무 많이 치고,
짓궂은 농담을 일삼아서 안전거리 미확보 미확보 경고등 배터리 나갈정도랄까 …

첫 시작은 차 간격이 좁은 도로에서 난 사고처럼 스크래치부터 시작일거다. 큰 사고가 아니기도 하고, 너무 작아 시간내서 카센터에 가기도 귀찮고, 그냥 문대며 스크래치를 가리기만 급급하고..
관계에도 스크래치 정도 생기면 ‘그럴수도 있지’하며 찜찜한 마음을 남기고, 문대며 넘어간다.

도로 위에선 스크래치 정도의 사고만 일어나는 건 아니다. 누구의 백미러가 박살날거고, 라이트가 깨질수도 있고, 더 큰일이 일어날 수 있다.
그땐 사고난 자국을 찬찬히 살펴보고,
지난번의 스크래치가 도드라져 보이겠지.
이건 1월 3일 오전 10시경 출근길 올림픽 대로에서 생긴 스크래치, 이건 1월 4일 저녁 7시 30분 퇴근길 가양대교에서 생긴 스크래치 등등.
치사하게 이런 저런 스크래치를 다 긁어모으겠지.
과거에 일어난 것들도 지금 현재 사고에서 청구를 하는거다. 그 당시엔 쿨하게 넘어갔으면서.
이전의 스크래치가 지금에서야 크게 보이면 아무리 지난 일이라고 해도 오늘 일인거다. 그건 당한 사람 마음이다.

그래도 차 사고 나면 보험회사가 바로 와서 도와주기라도 하지. 인간관계는 당사자들끼리의 원만한 합의만이 답이다. ‘원만한’이 당사자 모두에게 해당할지는 모르겠지만…

-어제도 오늘도 급정거를 일삼는 전운보초 나씨-
-어제도 오늘도 뻥과 농담과 장난을 일삼는 나씨-